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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K-POP팬들의 반정부 시위 모금 행렬, 어떻게 봐야 할까?

조회수 : 5822 2020.10.26


 

 

소녀시대 팬 :779, 562 밧(한화 3천100만 원)

슈퍼주니어 팬:700, 000 밧(한화 2천800만 원)

EXO 팬:300,000밧(한화 1천200만 원)

BTS팬: 173,744 밧(한화 약 690만 원)

GOT7 팬: 167,000 밧(한화 약 약 668만 원)

NCT 팬 : 60,000 밧

WannaOne 팬: 55,000 밧

Nu’est 팬: 55,000 밧

 

이거 어떻게 봐야 할까?

 

태국 반정부 시위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태국 K-POP 팬들이 시위대를 지지하는 모금 행렬에 속속 나서고 있다.

모금 시작한 지 1주일도 안된 10월 20일 현재 무려 1억 원(300만 밧)이 넘어섰다.

소녀시대 태국 팬들이 3천만 원을 모금했고, 슈퍼주니어는 모금 한지 하루 만에 2천800만 원이 모아졌다.

700여 만 원을 모은 방탄소년단의 태국 팬클럽 아미는 태국 지하철, 지상철 광고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시위 날 시위 장소 주변의 지하철과 지상철이 패쇄돼 시위대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불편을 초래했다는 이유를 내세운다.

태국 K-POP 팬클럽 치고 시위모금 운동에 나서지 않는 곳은 거의 없을 정도다. 태국인 멤버 뱀뱀이 소속된 GOT7도 670만 원을 모았고 NCT, 워너원, 레드벨벳, 몬스타엑스 등 아이돌 그룹의 팬클럽 등이 속속 동참하고 있다.

물론 K-POP 팬클럽만 모금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태국에서 유명한 중국 가수들의 팬클럽도 1천만 원 이상 모금했다. 시위 성금은 경찰의 강경진압에 대비한 헬멧이나 비옷, 우산 등을 사는데 쓰인다.

태국 K-POP 팬들이 시위에 적극적인 이유가 뭘까?

태국 반정부 시위와 K-POP의 연관성 보다는 태국 시위대의 구성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반정부 민주화 시위에 나서는 시위대는 고고생-대학생 들이 주축이 된 10대부터 20대 들이다. K-POP을 좋아하고, SNS로 소통하는 세대들이다. K-POP 콘서트가 열리면 팬클럽끼리 뭉치고, SNS로 그 정보를 공유한다.

시위대의 요구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현 수상의 퇴진, 군부가 만든 헌법의 폐지 및 왕실 개혁 등이다. 태국 정부가 K-POP 관람을 방해하거나 제한하기 때문이 아닌 것이다.

태국 K-POP 팬들은 그동안 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K-POP 가수들의 기념일에 맞춰 이벤트를 벌여왔지만 인권, 인류애, 환경 등 사회적 이슈에도 ‘조용한’ 참여를 지속해 왔다.

지난 2018년 방탄소년단의 태국 팬클럽들은 방탄소년단의 데뷔 5주년을 맞아 헌혈 프로젝트를 진행해 무려 20만CC의 피를 모았다. 헌혈 기증자를 점점 찾기 어려워 혈액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들이 모은 헌혈액은 1천500명 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양으로 ‘인류애’를 실천했다.

슈퍼주니어 팬클럽들은 주기적인 고아원 방문은 물론이고 홍수방지 나무에 부목을 설치하는 환경보호 `막노동’을 하기도 했다. 빅뱅의 팬클럽 VIP는 심장병 어린이돕기 모금운동을, 인피니티의 팬들은 정신지체아가 있는 사회복지 재단에 쌀을 사 보낸 적이 있다. 샤이니 팬들은 태국 남부분쟁 지역의 군인들에게 의약품을 지원했다.

FT 아일랜드의 태국 팬클럽인 `프리마돈나 타일랜드’는 불우 학생들에게 장학금 전달 캠페인, 지드래곤의 팬들은 `장애동물복지재단’을 위해 모금을 벌이기도 했다.

태국 팬클럽들의 활동과 이벤트는 보도자료조차 안 뿌리니 한국은 물론 태국 언론에 나올 일도 없다. 모두 다 그들의 이름이 아닌, 한류스타와 K-POP 아이돌의 이름으로 하고, 한국 스타들이 알아주면 그만이었다.

태국 팬클럽들의 선행과 활동은 태국 한류를 지속성 있게 하는 K-POP 가수들의 `수호천사’ 요, 한류의 지렛대 같은 역할을 해왔던 것이었다. 반정부 시위의 주축인 태국 10-20세대들이 K-POP팬클럽 별로 모금운동을 하고 모이는 것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결과인 셈이다.

이런 팬클럽들을 익히 잘 알고 있는 2PM의 태국인 멤버 닉쿤은 ‘폭력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모두 몸조심하고 잘 지내길 바란다’는 글을 SNS에 남겼다. 그가 반정부 시위에 동참한다는 정치성을 드러냈다고 하기보단 팬들의 안위를 걱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일 폭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화를 외치는 태국 젊은이들의 시위가 태국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코로나로 태국에 오진 못하지만 K-POP 가수들도 ‘정치를 떠나’ 그들을 지지한 젊은 ‘수호천사’ 팬들의 안전을 기원함이 맞을 것 같다.